살신성인 버스기사 서기봉씨 쓸쓸한 장례식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40분


버스 승객 27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살신성인 버스운전사’ 서기봉(徐基鳳·47)씨의 장례가 쓸쓸히 치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서씨의 유족에 따르면 버스회사인 대도운수에 회사장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21일 가족장으로 서씨의 장례를 치렀다.

유가족은 회사측에 “운전 실수로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다른 승객들의 목숨을 구하려다 숨진만큼 회사장으로 치르게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이를 거부했다”며 “다만 회사측이 장례비조로 800만원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유족은 또 “회사의 실질적인 사주이자 회장인 모 국회의원도 빈소를 방문하지 않는 등 사후 수습에 소극적이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의사자(義死者) 신청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 사하구청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유족은 전했다.

숨진 서씨의 부인 김현선씨(38)는 “남편이 보상을 원하며 살신성인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자기희생에 대한 사회의 냉담한 반응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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