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구청 민원부서에 CCTV등장…시민 감시? 보호?

  • 입력 2001년 7월 23일 18시 47분


‘시민보호일까 시민감시일까….’

일산신도시를 관할하는 경기 고양시 일산구청의 한 민원부서 사무실에 폐쇄회로(CC) TV 시스템이 설치된다. 수사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의 실내에까지 CCTV가 설치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

노점상 단속과 건축허가를 담당하는 일산구청 건설과에는 다음달에 고정식과 회전식의 감시카메라 2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노점상 단속과 관련해 여러 차례 집단 시위가 발생했고 일부 노점상들은 사무실에 와 흉기로 자해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공무원이 가해자로 몰리기도 해 이를 막기 위한 카메라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구청의 주장.

일산구 관계자는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다치고도 공무원이 폭행했다고 주장해 죄 없는 공무원들이 경찰조사까지 받았다”며 “폭력을 동원한 민원으로 인한 주민피해나 공무방해를 막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올 3월에는 고양시청 정문과 현관, 복도, 휴게실 등에 모두 9개의 카메라가 설치됐다. 지난해 계속됐던 러브호텔 반대 시위 주민들이 몇 차례 시청 현관과 시장실 앞 복도를 점거한 뒤였다.

러브호텔 난립, 노점단속, 단독주택 가구수 제한 등 도시문제로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시위와 민원이 끊이지 않자 시 당국이 ‘방어용’으로 설치했던 셈이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민원을 불러일으킨 원인은 단 한 건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에게 감시의 눈길을 보낸다”며 불쾌한 표정이다.고양시 관계자는 “제기된 도시문제는 나름대로 처리하고 있으며 카메라 설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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