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가수였던 ‘교통전문 방송인’ 서유석씨(55)는 교통질서를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첫째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지론.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들도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합니다. 건설교통부에서 교통부를 분리해 교통책임 행정을 구현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그는 교통이 인간의 생명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어떻게 ‘건설부 밑’에서 홀대를 받고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도 문제”라며 “매년 여름 일주일씩 교통경찰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 자존심을 가져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도 오전 7시∼8시50분 매일 교통방송의 ‘TBS 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MBC의 ‘푸른신호등’ 시절까지 합치면 라디오방송 마이크 앞에 앉은지 벌써 24년째다.
“70년대만 해도 운전을 하던 젊은 친구들은 남의 눈치를 보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정말 무서워요.”
신호를 위반하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미안해하는 청년들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동안 자동차 제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교통문화 수준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인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일요일 자신이 다니는 경기 일산신도시의 교회에 가 오전 8시부터 6시간씩 주차 정리를 한다. 처음엔 여성과 노년층을 위해 혼자 시작했는데 이제는 주차정리 봉사자가 20여명으로 늘어났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하루 150∼200㎞ 가량 운전하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절대 시속 80㎞를 넘지 않는다”면서 “천천히 운전하는게 얼마나 좋은지 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부터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교통부를 만들고 교통전문기자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복이나 애환같은 얘기를 언론이 많이 소개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