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승객에 따르면 29일 오전 1시경 방콕발 인천행 캄푸치아항공 전세기(KT 201)의 날개에 있는 방향 유도등이 고장나 2시간 가까이 이륙이 지연돼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승무원들에게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기장은 “안전을 믿지 못하는 승객은 내리라”며 10분간 항공기 문을 개방해 승객 39명은 홧김에 비행기에서 내렸고 항공기는 10분 후 이륙했다.
어린이와 임산부가 포함된 이들 승객은 비행기가 바로 이륙해 버리자 컴컴한 유도로에서 30분간 공포에 떨다가 공항측에서 보낸 버스를 타고 여객청사로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여객청사로 온 승객들은 캄푸치아항공이 제공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1인당 66만원씩 자비를 들여 대한항공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승객들은 “공항 유도로에 승객들을 내려놓고 항공기를 이륙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공사와 전세기를 주선한 여행사를 상대로 정신적 물질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겠다”고 흥분했다.
캄푸치아항공측은 “기장으로부터 정확한 보고서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승객들의 기내 소란이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에게 숙식과 함께 다른 항공편을 제공하려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농성을 벌인 승객들은 국내 모 여행사가 내놓은 5일짜리 방콕, 파타야 관광상품을 구입, 25일 첫 취항한 캄푸치아항공 전세기편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쳐 태국으로 단체 여행을 갔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