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선(朴玉善·78)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그는 위안부 생활을 했던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지역에서 살아왔다. 그의 사연이 알려진 것은 4월 직접 찾아가 박 할머니를 만난 한국정신대연구소 고혜정 소장에 의해서다.
박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지자 그의 고향인 경남 밀양시는 호적을 뒤져 부산에 살고 있는 남동생 박모씨(75)와 조카들의 주소를 알아냈고 이들은 박 할머니를 공식 초청해 영주귀국허가를 받게 됐다.
박 할머니는 18세 때인 1941년 밀양에서 헤이룽장성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박 할머니는 거기서 4년여를 보내고 일본군이 패전으로 물러난 뒤에도 계속 그곳에 눌러앉게 됐다.
“방직공장인 줄 알고 따라나섰는데 결국 위안소였습니다. 일본 군인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말에 싫다고 했다가 일본인 관리자에게 구둣발로 정강이를 걷어차이고 맞기도 참 많이 맞았죠.” 고혜정 소장에게 전한 박 할머니의 말이다.
박 할머니가 귀국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아직 한국 입국에 필요한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박 할머니의 입국수속을 돕고 있는 고 소장은 “정부의 허가가 났지만 초청 유효기간은 보름 후면 끝나는데 비자 발급이 9월 말께야 이뤄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애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고 소장은 또 “타국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은 외로움과 궁핍 속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대연구소는박 할머니 외에도 아직 중국에서 귀국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과 이미 세상을 떠난 위안부 할머니 20여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8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이 연구소에서 개최한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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