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등 수도권 일원에서는 31일 새벽까지 연 사흘째 천둥 번개로 많은 시민들이 잠을 설쳐야 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깜짝 놀라 울면서 부모 방으로 뛰어들기 일쑤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기간인 6월과 7월에 측정된 뇌전(천둥 번개)일수는 모두 13일. 작년 같은 기간(7일)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이번 천둥소리는 도저히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극악스러워 “공포 분위기를 자아낼 정도”라는 게 많은 시민들의 반응.
서울대 환경과학부 최우갑 교수는 “천둥과 번개, 벼락 모두 여름 장마철에 흔한 자연 현상이지만 그 횟수나 정도면에서는 예년과 분명히 다른 면이 많다”고 말했다.
기상청 기상계측과 박정규 박사는 “천둥 번개가 치는 직접적인 원인은 집중호우 때 생기는 비구름 때문”이라며 “최근 시간당 100㎜를 넘는 집중호우와 게릴라성 폭우는 국지적으로 엄청나게 두꺼운 비구름층을 형성해 극악스러운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둥과 번개는 바람을 타고 다니는 강한 비구름의 알갱이들이 움직이면서 물방울들이 갈라지거나 얼음알갱이들이 부딪힐 때 생긴 매우 강한 전기가 순간적으로 불꽃과 소리를 내며 나타나는 현상. 벼락은 구름과 지상의 물체 사이에 전기가 흐르는 것이다.
자칫하면 죽음까지 부를 만큼 위험천만한 게 벼락이지만 천둥 번개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속설들이 의외로 많다. ‘천둥 번개가 잦으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도 있고 ‘벼락을 맞아 죽는 꿈을 꾸면 국가나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거나 보상을 받는다’는 덕담도 널리 전해져 온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