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유휴지개발 의혹'싸고 폭로전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19분


인천국제항공사 강동석사장(왼쪽)과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오른쪽)
인천국제항공사 강동석사장(왼쪽)과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오른쪽)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사업 의혹의 두 당사자인 공사측 강동석(姜東錫) 사장과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은 6일 각각 기자 회견을 갖고 상대를 격렬하게 비판해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당초 공사측이 원익 컨소시엄 선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혹’을 제기했고 이 전 단장을 직위해제함으로써 문제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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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단장 주장〓이 전 단장은 이날 “강 사장이 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무시하고 직권으로 특정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사장이 지난달 16일 유휴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재평가 요청 자리에서 평가위원 4명에게 사장 직권으로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을 선정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은 지난달 10일 평가심의회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원익 컨소시엄에 비해 훨씬 많은 토지사용료를 제시했지만 사업능력과 재무상태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2순위로 밀렸다.

이 전 단장은 “강 사장은 지난달 20일 내게 ‘이번 평가와 관련한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 공항공사가 최근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된 열병합발전소 관리 운영회사인 인천공항에너지㈜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지만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 주장〓강 사장은 “재평가를 요구하는 자리에서 사장 직권으로 2순위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할 수 있는지 법률적인 자문을 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있지만 특정업체를 선정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강 사장은 “막대한 부채와 적자 상태인 공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쪽에 점수를 많이 주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냐”며 “원익측에 경도된 이 전 단장이 평가 배점을 잘못한 것을 숨기기 위해 터무니없이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6개 응모업체 중 1사에 대해서는 공기가 3개월 늦어진다는 사소한 부분을 문제삼아 결격 처리했으면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원익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했을 뿐만 아니라 사업제안서 평가도 14일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도 하루 만에 끝내는 등 졸속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업체 주장〓원익 컨소시엄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업자로 선정된 만큼 비리 의혹은 있을 수 없다”며 “공사측에서 무리하게 토지 사용료 증액을 요청하거나 협상을 결렬시킬 경우 다각도로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에어포트72측은 “공사가 원익측과 계약할 경우 법원에 ‘계약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파장과 전망〓강 사장은 “원익측과 협상에서 에어포트72가 제시한 금액(1723억원)만큼의 토지사용료를 추가로 요구해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협상이 결렬되면 에어포트72측과 협상하되 이마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사업자를 재공고할 계획”이라고 말해 논란과 파장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사업은 공항 부지 동쪽 제5활주로 예정지(80만평)와 활주로 남북쪽 해안의 신불도(28만평), 삼목도(14만평) 지역을 대단위 위락 편의시설을 갖춘 레저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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