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에는 방구도 과부도 욕도 대변도 문등도 등 듣기에도 민망한 이름을 가진 섬들이 많다.
소토막도(신안군 비금면) 식도(〃 신의면) 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경우, 똥섬(東섬·여수시 남면 화정면 각 2곳)과 같이 불결한 느낌을 주는 경우 질도(신안군 비금면) 등 여성 성기를 연상시키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구전(口傳)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똥섬처럼 변형된 이름들. 이들 섬 주민들은 단순히 “창피하다”는 정도를 넘어 “후세들이 떳떳하게 고향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각계에 진정을 계속해왔다.
전남도는 이 같은 민원이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올 들어 1969개에 이르는 도내 유무인도에 대한 섬 이름을 일제히 조사해 신안군 관내 10개와 여수시 관내 7개 등 17개 섬에 대한 개명 절차를 진행중이다.
전남도는 지역유지 향토사학자 등의 합동조사와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 12월경 각 섬의 특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새 이름을 지어줄 방침이다. 또 고유지명이 없어 ‘산 ○○번지’ ‘제○도’ 등으로 불려 온 이름 없는 섬 168곳에 대해서도 이름을 지어 주기로 했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