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계 기업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진) 소프트방크 사장이 일본 정부의 미온적인 통신사업 규제 완화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9일 자민당의 통신사업 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일본 정부가 최대 통신업체인 NTT의 기득권만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손 사장은 소프트방크와 자회사 야후저팬 등이 공동 출자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사업에 나섰으나 행정관청의 대응이 너무 뻣뻣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 그는 NTT보다 5배나 빠르면서도 이용료는 절반 이하인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광케이블 668개선을 까는 데 서류를 높이로 따져 50㎝가 넘게 제출해야 했고 그것도 반년이나 걸렸다”며 “전국적인 서비스를 하려면 3만m 높이의 서류를 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NTT를 옹호하는 의원들은 “같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이 무너진다”거나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일본의 통신주권이 위험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손 사장은 “경쟁이 있어야 가격도 내려가고 통신망의 보급도 빨라진다”며 “통신망이 조기 보급되면 100조엔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