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출국하신다 사진걸어라"­…인천공항 과잉예우 눈총

  • 입력 2001년 8월 14일 18시 25분


인천국제공항이 전직 대통령과 총리가 공항 귀빈실을 방문할 때마다 당사자들이 현직에 있을 때의 모습을 확대한 사진을 귀빈실에 걸어놓는 것으로 확인돼 ‘과잉 접대’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윤성(李允盛)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이달 5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가 대만을 방문하기 위해 인천공항 귀빈실을 이용했을 때 강동석(姜東錫) 공항공사 사장이 공항 운영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김 명예총재가 총리 시절인 99년 1월 28일 공항 여객터미널 상량식에 참석했던 장면을 담은 대형 사진을 걸어놓았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민간사업자 관련 의혹을 규명하려는 한나라당 조사단의 일원으로 공항공사를 방문한 이 의원은 “이 사진은 가로 100㎝, 세로 70㎝로 정권 실세에게 지나치게 충성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강 사장은 올 4월5일 식목일을 맞아 기념식수를 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방문한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공항개항 관련 휘호를 부탁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요인과 총리를 역임한 전직 고위층이 공항을 방문했을 때 사진을 걸어두는 것은 김포공항시절부터 관례이며 해당 사진은 1회용 소모품이어서 해당 인사가 귀빈실을 떠난 뒤 곧바로 폐기 처분한다”고 해명했다.

공사측은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최근 공항 귀빈실을 찾았을 때도 같은 예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포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단측은 공항공사의 해명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항공단 관계자는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전직 고위층의 사진을 걸어둔 적이 없다”며 “공사가 무슨 근거로 관례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국제공항의 귀빈 예우에 관한 규칙’에는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요인과 국무총리는 전현직 모두, 헌법재판소장과 국회 교섭단체 대표는 현직 때만 인천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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