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체 김태길(金泰吉·서울대 명예교수) 상임공동대표는 “지금 우리 사회는 집단적 개인적 이기주의에 빠져 있고, 중요한 가치가 무시되고 중요하지 않은 가치가 중시되는 가치체계의 전도현상을 겪고 있다”며 “대혼란의 시기에 각계 지식인과 사회지도층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배경은….
“소속 회원들 가운데 혼란한 사회상에 대해 지도층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공동대표 일부와 30∼40대 집행위원들이 논의에 들어갔다. 처음의 논의 대상은 언론개혁 문제였다. 정부와 언론의 극한 대립상황에서 언론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시각이 다양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그럴 무렵각계 원로들의 ‘32인 공동성명’이 나왔고, 같은 내용을 다시 성명서 형식으로 발표할 수 없어 이번 성명서를 채택하게 됐다.”
-성명서 작성은 누가 주도하고 어떻게 마련됐나.
“성명서 초안은 내가 직접 만들지는 않았다. 누가 했다고 밝히기는 어렵다. 하지만 10명의 회원들이 8일경에 초안을 작성해 임원 131명 모두에게 회람을 한 뒤 여러 차례 문구수정을 하고 양을 줄여갔다. 처음 초안은 원고지 24장 분량으로 꽤 방대한 양이었지만 결국 16장으로 줄어들었고 임원 115명이 서명했다.”
-성명서 채택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의견수렴 과정이 어려웠다. 현재 이 단체 회원은 700여명이다. 회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우선 임원과 대표들에게만 의견을 물었다. 131명의 임원 가운데 115명이 성명서에 서명을 했다. 의견이 다르거나 국내에 없는 임원들은 서명을 하지 않았다. 내용이 추상적인 것은 서명한 회원들의 의견이 다양해서였다. 문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여러 차례의 문구수정을 거쳤다. 하지만 성명서의 기본 골격은 초안대로 유지했다.”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슨 일을 하나.
“최근 들어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혼란해지면서 사회 전반에서 윤리운동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명망 있는 인사 14명과 함께 윤리운동을 추진하는 단체의 구성을 논의했고발기인 50명으로 2월에 이 단체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회원이 500여명이었는데 지금은 700여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주로 학자, 변호사, 종교인, 기업가들이다. 우리 단체는 6가지 실천강령, 즉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기, 환경보호와 검소한 생활, 교통규칙 등 기초질서 지키기, 정당한 세금납부, 뇌물 안주고받기, 어려운 사람 돕기에 스스로 모범을 보이면서 윤리운동이 확산되도록 하고 있다. 주변에 묻혀 있는 모범사례를 찾아내 알리고 정직한 업소 발굴 및 지정활동을 벌이며 월간 소식지도 내고 있다.”
<박민혁기자>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