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을 위해 13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한 심완구(沈完求) 울산시장은 해양수산부가 기획예산처에 요구한 내년도 울산신항만 건설 사업비 602억원 가운데 심의과정에서 205억원만 반영되자 출국 직전 전윤철(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에게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암세포가 후두신경을 자극해 목소리를 낼 수 없기에 전화 대신 편지를 쓴 것.
심시장이 폐암 진단을 받은 것은 약 한달전인 지난달 19일.
하지만 주위에 일체 내색을 하지 않고 다음날 경주에서 열린 시도지사 회의에 참석하는 등 정상적으로 집무했으며 부인에게도 지난 2일 정밀진단을 위해 삼성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말했다고 한다.
심시장은 미국에서 수술을 받기로 한 지난 9일부터 4일간 시의원과 구(군)청장 등을 잇따라 만나고 대형 공사현장 등을 들러봤다.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조기안(趙基安)행정부시장과 실 국장들에게 일일이 업무를 지시했다. 목소리를 낼 수 없기에 칠판에 글을 쓰고 손짓을 해가며 업무를 지시하고 당부하는 시장의 ‘애틋한 울산사랑’에 눈물을 쏟는 공무원이 많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노사분규 등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울산이지만 시장이 신병치료차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모처럼 한마음이 돼 심시장이 쾌유를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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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