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가 3곳이나 있어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유로에서 장항IC를 타고 들어와 첫머리에서 만나는 장항동 습지는 이면도로를 따라 4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주변에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 오피스텔이 자리잡고 있어 인공으로 습지를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곳은 한강이 범람하면서 생긴 자연습지로 신도시 형성 이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도로변에 자리잡고 있어 곤충이나 동물은 눈에 띄지 않지만 갈대와 미나리 등 습생식물이 잘 발달해 있어 생태학습장으로 그만이다.
이 곳에서 1㎞가량 떨어진 정발산 습지도 세 군데로 나뉘어 형성돼 있다. 정발산 아래 고양시 공원관리사업소 뒤편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습지가 형성돼 있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다슬기와 달팽이 등 신도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신도시 바로 바깥에 있는 고봉산 중턱에는 생태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고봉산 습지가 자리잡고 있다.
갈대가 우거진 곳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보전상태가 뛰어나다. 환경부가 보호동물로 지정한 물장군과 청정동물로 알려진 애반딧불이, 물자라, 개아재비 등이 서식하고 있다.
입소문을 통해 신도시 속 습지가 알려지자 일산 어린이 식물연구회와 생태보전 시민모임, 고양녹색소비자연대 등은 정기적으로 이들 습지의 생태환경을 관찰하면서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어린이 식물연구회는 월 1회가량 한 곳의 습지를 정해 어린이들이 직접 생태환경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들의 조사로 최근 고봉산 습지에 반딧불이까지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고봉산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과 어린이 생태체험모임인 ‘산도깨비’등도 정기적으로 고봉산 습지를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고봉산 습지는 뛰어난 보전가치에도 불구하고 택지개발에 따라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
어린이 식물연구회 한동욱 회장(33)은 “신도시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습지가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뛰어난 자연생태보전지역인습지를시민누구나즐길 수 있도록보전대책을마련해야한다”고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