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2시경 강원 영월군 동강 하류.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출발을 재촉하는 어린이, 앞을 보지 못해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청소년 등 장애 청소년과 학부모 140여명이 고무보트 앞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애 청소년들과 가족, 안전요원이 한 팀을 이뤄 고무보트에 올라타자 힘찬 구령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거센 물결에 노질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장애 청소년들은 까르르 웃으며 급류타기의 스릴을 만끽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정신지체아 등 79명의 장애 청소년들이 이날 오후 동강 하류 6㎞ 구간을 노를 저어 헤쳐나가는 래프팅에 도전했다.
몸이 성한 일반인조차 선뜻 나서기 힘든 래프팅이지만 장애 청소년들은 가족과 안전요원,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가며 3시간여 만인 오후 5시경 무사히 목표지점인 영월읍 오사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3세 때 자폐증세를 보여 ‘정신지체’ 판정을 받은 최윤석씨(20)의 어머니 이화순씨(48·서울 송파구 가락동)는 “남과 도통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가 이날만큼은 밝게 웃으며 다른 아이들과 한마음이 돼 노를 젓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송파구 관계자는 “일반 아동들의 경우 방학 행사가 많지만 장애 아동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장애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도록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 청소년들은 이날 오후 급류타기 행사를 마친 뒤 인근 온달동굴에서 동굴탐사체험을 가졌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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