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직지심경을 홍보하기 위해 한 중학생이 홀로 부산 태종대에서 충북 청주 흥덕사지(직지가 인쇄된 곳)까지 약 400㎞ 구간을 걷고 있다.
주인공은 청주 경덕중학교 3학년 김상광(金相光·16)군. 김군은 7일 자정 태종대를 출발해 삼랑진-밀양-경산-대구-왜관-김천-상주-문경을 거쳐 17일에는 충북 괴산지역을 통과했다.
시계, 나침반, 옷가지 몇 벌과 비상금 7000원이 소지품의 전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아버지(46)의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다. 등산용 배낭에는 태극기와 ‘직지심경을 찾자’고 적은 A3용지 크기의 홍보물을 부착했다.
대장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평균 13시간을 걷는 강행군을 시작한지 사흘째부터 다리가 부어오르고 발바닥은 온통 물집이 잡혔다. 무전여행이기 때문에 마을회관이나 교회 등에서 새우잠을 자기 일쑤였다. 하지만 식사를 대접하거나 잠자리를 내주는 훈훈한 인심도 느낄 수 있었다.
김군은 “직지심경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가치있는 기록물인데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수여서 놀랐다”며 “내년에는 우리나라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또 한번 직지심경을 홍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전교회장을 맡고 있고 학업성적도 뛰어난 김군은 이번 경험과 소감을 정리해 작은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괴산〓장기우기자>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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