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흥렬(尹興烈·60)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재무이사가 9월 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이 연맹의 차기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 이사는 21일 “아프리카 등지에는 구강보건 혜택을 못 받는 환자가 너무 많다”면서 “매년 5월31일 ‘세계 금연의 날’에 크리스마스 실과 유사한 ‘치과 스티커’를 배포해 어려운 나라를 위한 지원 기금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FDI는 149개국에 75만명의 치과의사를 회원으로 가진 대규모 민간단체. 특히 일부 치과의사들은 이번 선거에서 윤 이사와 겨룰 후보가 벨기에의 마셜 아덴 박사(54·여)인 점을 들어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와 비슷한 양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시 ‘한-벨기에전’이 벌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1900년에 설립된 FDI도 유럽인과 미국인이 회장직을 번갈아 차지해 IOC 위원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백인 아성’이 무너질 것인지 관심거리다. 그러나 나라별로 투표권이 달리 배정돼 투표권의 60%를 유럽 및 미국 의사들이 갖고 있어 윤 이사로서는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윤 이사는 1990년부터 3년 동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92년부터 FDI 상임이사 등을 거쳤다. 그는 196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 당선자이기도 하다.
한편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교보빌딩에서 오명(吳明) 전 동아일보 회장과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 차관 등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윤 이사의 당선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