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선양회’선언서 액자제작 전국 초중고 무료보급운동

  • 입력 2001년 8월 24일 18시 33분


“일본 침략으로 주권을 빼앗긴 뒤 우리 민족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고 남북이 분단됐습니다. 목숨을 바쳐 독립을 쟁취하려 했던 조상들의 정신이 녹아 있는 독립선언서의 의미를 후대에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3·1민족정신선양회(회장 오의교·吳義敎)는 독립선언서의 원문과 현대어 풀이를 담은 액자를 전국 1만8개 초중고교에 무료로 보급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480여명의 회원을 둔 선양회가 독립선언서를 보급하기로 한 것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울분이 계기가 됐다.

오 회장은 “일본이 과거 침략 약탈의 죄상을 반성하기는커녕 미화시킴으로써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이 투철한 국가관과 3·1정신을 간직하고 있으면 일본의 ‘야욕’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회는 주요 도서관을 뒤진 끝에 서울 남산도서관에 소장된 심재 이상대(心齋 李相大)선생의 독립선언서 필본과 고 이희승(李熙昇) 선생의 현대어 풀이를 실어 가로 120㎝×세로 90㎝ 크기의 액자에 담았다. 액자 앞뒤를 특수 코팅해 무궁화 문양의 장식을 곁들여 고급스럽고 반영구적이다.

개당 제작비는 1만4500원으로 모두 1억5000여만원이 들었다. 뜻있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보탰다.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할까 생각했지만 ‘관변단체’라는 오해를 받기 싫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 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7월말부터 보급에 나서 24일 현재 전국 대부분 초중고교에 이 액자가 전달됐다.

서울 장충여중 3학년 장동숙양(15)은 “독립선언서가 한문으로 되어 있어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었는데 현대어 풀이가 있어 이해하기 쉬웠다”면서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비장한 각오에 새삼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앞으로 불교계 등을 통해 재일동포에게도 보급할 계획”이라며 “북녘의 동포들에게도 독립선언서를 전달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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