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 아열대로 접어드나

  • 입력 2001년 8월 30일 00시 00분


한반도의 기온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29일 발간한 ‘2001년판 한국 기후표’에 따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겨울철(12∼2월) 평균 기온은 0.4도로 61∼90년 사이의 평균값 0.1도보다 0.3도 상승했다.

또 가을철(9∼11월)과 봄철(3∼5월) 평균기온도 10년 전 통계보다 각각 0.2도와 0.1도씩 올라 연평균 기온이 12.4도로 0.2도 상승했다.

지역별 상승폭은 대구(0.5도), 서울 강릉 포항(0.4도), 광주(0.3도) 등 대도시가 대체로 컸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가장 추운 1월의 최저기온 평균값이 영하 13.5도로 10년 전 통계(영하 14.8도)보다 1.3도나 급상승했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기간도 11월 12일부터 3월 25일까지로 종전(11월 4일∼4월 1일)보다 15일이 줄었다.

이와 관련, 학계 일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접어드는 조짐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도시의 온난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볼 때 지구온난화의 영향보다는 난방과 차량 증가로 인한 도시 열섬(heat island)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편 강수량은 총량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8월 강수량이 늘고 4월과 7월 강수량이 줄어드는 ‘부익부 빈익빈’ 양상을 보였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 기후예측과장은 “학계 일부에서 ‘아열대 기후 조짐’을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분석”이라며 “전반적인 온난화 경향을 무시할 수 없으나 세계적으로 기온이 60년정도의 주기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여온 만큼 다시 추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10년에 한번씩 지난 30년간의 기후 통계를 작성해 각종 연구의 기준값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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