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개기관 '감사 무풍지대'…기무사등 '힘있는 곳' 많아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31분


감사 대상 기관인데도 지난 10년간 감사원이 실시하는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기관이 무려 214곳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는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군기무사령부 국세심판원 고등검찰청 등 이른바 ‘힘 있는’ 기관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소년원과 보호관찰소 등 인권이 침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곳조차 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감사원이 한나라당 윤경식(尹景湜·40)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1년 이후 10년간 한번도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고등검찰청을 비롯, 세관(대전 포항 등 6곳)과 국군정보본부 국방부합동조사단 등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의장인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가정보원장(옛 안기부장), 통일부 장관, 외교통상부 장관, 국방부장관 및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등 8명으로 구성된 기구다.

부산 인천 전남 등 7곳의 선거관리위원회, 김해 제주 광주 등 9곳의 출입국관리사무소도 감사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남북회담사무국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등 대북관련 기관들도 감사에서 제외되었으며 전국 24곳의 소년원과 보호관찰소 등의 기관들도 10년동안 한 번의 감사도 받지 않아 ‘인권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힘있는 권력 기관들이 감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가 법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소년원 등 214곳이나 감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체 감사기구와의 중복을 피하고 감사의 과다 실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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