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파괴한 삼종대성전 60년만에 복원 큰뜻이뤘다

  • 입력 2001년 8월 30일 22시 08분


“일제는 신사참배를 거부하자 성전을 파괴했지요. 모든 건물을 기증토록 강요도 했구요. 이제 60년만에 성전을 복원하게 돼 만감이 교차합니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금천리에 총본원을 둔 민족종교 ‘금강대도(金剛大道)’ 도주 이일규(李一珪·67·사진)씨는 내달 2일 ‘삼종대성전’ 준공식을 앞두고 감회에 젖어 있다. 선대에 일제에 의해 무참히 파괴된 성전을 자신이 복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강대도는 1대 도주인 이승여(李承如·1874∼1934)씨가 천지인(天地人)의 화합과 도덕적 자각을 통한 대동세계 건설을 내세우며 1910년 창시했다. 교단측에 따르면 현재 대전과 부산 청주 등에 100여개의 분원을 두고 있으며 등록 신도수가 50만명에 이른다.

1941년 일제의 신사참배와 일본 불교로의 귀의, 그리고 건물 기증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성전을 파괴당하고 도주와 간부 53명이 연행됐으며 이 중 11명이 고문으로 죽는 등 수난을 당해 충청지역 향토사는 금강대도를 ‘민족종교’로 기록하고 있다.

금강대도는 이번 성전 준공을 계기로 일제의 수난사를 씻어낸다는 의미에서 ‘이승여 선생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도 마련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충북대 정세근, 서울대 박규태, 강남대 이재헌, 세명대 장승구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고 서울대 김종서 교수, 황선명 한국신종교학회장, 한국종교연구소 윤승용씨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이도주는 “이번 학술대회가 근세사에서 한국의 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041-866-8787.

<연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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