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범죄자 명단 사이버 공간서 마구 나돈다

  • 입력 2001년 9월 2일 23시 08분


지난달 30일 169명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이 공개된 뒤 일부 네티즌들이 이 명단을 사이버 공간에 퍼뜨리고 있어 인권침해 및 명예훼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인권침해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6개월간 청소년보호위원회 홈페이지(www.youth.go.kr)와 정부 게시판에만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 하지만 2일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 따르면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명단이 ‘퍼온 글’ 형식으로 실려 있으며 명단 파일 복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일 N, H 등 대형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신상공개 명단 입수’ ‘성범죄자 명단’ 등의 제목을 달아 청소년보호위원회 홈페이지에 실린 명단을 그대로 복사해 올린 것이 100여개에 이르렀다. 특히 일부 ‘퍼온 글’에는 성범죄자들의 이름과 나이, 거주 시군구 외에 당초 공개되지 않은 세부 주소까지 게재되는 등 변형된 상태로 올려져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명단이 게시된 청소년보호위원회 사이트에 ‘성범죄자의 명단을 복사, 전파하는 행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고소될 수 있다’는 공지사항을 실었다”면서도 “인터넷을 타고 전파되는 것을 일일이 단속할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명단공개 후 2일까지 청소년보호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명단을 확인한 사람은 100만명에 달했다.

<현기득기자>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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