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환승주차장도 마찬가지. 총 186대 규모인 이곳 주차장은 정기주차 차량이 올 초에는 120∼130대 선이었으나 이달 들어 150대를 넘어섰다.
서울시내 지하철 환승주차장이 붐비고 있다. 거주지 우선 주차제가 시행되면서 집이나 점포 앞에 주차하기 힘든 사람들이 환승주차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하철역 주변에 근무지가 있는 사람들도 환승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작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환승주차장을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환승객은 이용할 수 없다〓서울시내 지하철역 주변에 설치된 환승주차장이 인접 주택가 주민이나 인근 회사원들의 주차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환승주차장은 매일 아침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환승주차장을 찾는 자가용 운전자들이 인근 주민들이 밤새 세워둔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길 기다린다. 환승객들은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서역 환승주차장 이용객 가운데 환승객의 비율은 30%가량이다. 이용객은 대부분 인근 오피스텔 주민이나 가락시장 이용객들이다.
서울시 국감자료에 따르면 환승주차장 이용률은 지난해 53.4%에서 올 상반기 62.4%로 9%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는 대부분 일반 주차차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 자가용 이용을 줄여 교통체증을 덜고 지하철 수송률을 확대한다는 설립 방침을 무색케 한다.
환승주차장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싼 이용료. 환승주차장은 월 정기권 요금이 3만∼4만원. 일반 차량도 월 4만∼6만5000원을 내면 주차할 수 있다.
▽대책은 없나〓환승주차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일반 차량의 출입을 막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신도시와 달리 환승차량과 비환승차량이 함께 환승주차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승주차장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일반 차량의 주차에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기능을 상실한 환승주차장의 경우 아예 일반주차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민 김미연씨(27)는 “당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환승역 이용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비환승 차량의 경우 다른 공영주차장과 맞춰 주차료를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철·김현진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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