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측은 노선변경시 추가재원 마련이 힘들고 공사기간이 늘어나 막대한 손실이 우려돼 서둘러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현황〓전체 130㎞인 서울외곽순환도로 중 미개통 구간인 일산∼퇴계원 36.3㎞ 공사가 2006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구간 중 북한산 국립공원 4.6㎞가 포함되고 또 이 중 4㎞는 국립공원 내 사패산을 관통해 왕복 8차로 규모의 터널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립공원을 지나면 수락산과 불암산 등 의정부시의 허파 노릇을 하는 산에도 터널이 뚫리게 된다.
▽환경단체 반발〓환경단체들은 국립공원 사패산과 수락산 불암산에 터널을 뚫는 노선 대신 의정부시 북쪽 외곽으로 돌아가는 우회노선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패산 터널구간은 90년대 초까지 군사통제구역으로 묶여 끈끈이주걱, 산개나리, 꽃개회나무 등 희귀식물이 널리 퍼져 있어 생태가치가 높은 곳이기 때문.
터널 노선에 반대하는 2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관통도로 저지 시민연대’ 최상태 사무국장(31)은 “형식적인 환경영향 평가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공사가 강행되면 실력으로 저지하는 등 국립공원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 이중훼손 지적〓98년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곽순환도로가 지나가는 국립공원 내에 한전이 설치한 17개의 송전탑(15만4000V) 중 일부도 이번 노선 확정에 따라 이설공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당시 외곽순환도로 건설계획이 잡혀 있었는데도 국립공원 내 송전탑 건설을 강행해 결국 3년 만에 또 옮기게 돼 이중삼중의 환경파괴를 불러온다는 지적. 환경단체들은 송전탑 17개 대부분이 국립공원 안쪽으로 옮겨져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한전은 이전대상 송전탑은 3개이며 이전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주장〓애초 국립공원 통과 구간이 7.6㎞였으나 훼손을 줄이기 위해 4.6㎞로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회노선을 채택하면 공사구간이 10㎞나 늘어나 산림훼손면적은 오히려 현재 노선보다 120만㎡가 추가로 발생하며 추가 공사비 1조원 가량과 사업지연에 따른 손실도 연간 3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빠르면 다음달 중으로 터널공사가 시작돼 2006년 외곽순환도로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며 일산∼퇴계원 구간에는 원당, 벽제, 송추, 의정부, 덕송 등 5개의 인터체인지가 설치된다.
<의정부〓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