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고교 동기인 허씨는 이 회장이 발행한 해외전환사채 10만달러를 매입한 뒤 주식으로 전환, 3억원의 시세차액을 남겨 이달초 검찰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허씨는 조사를 받은 직후 친구를 통해 최씨를 소개받아 사건을 무마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의한 뒤 17일 현금 5000만원을 최씨에게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명목은 “담당 수사관들에게 전달해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는 것.
그러나 허씨의 계획은 최씨의 ‘소심’때문에 실패했다. 최씨는 “돈을 담당 수사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검에 들고 갔으나 겁이 나서 돌려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씨는 처음에 돈을 중수부 수사차량에 숨겼다가 불안해지자 은행에 입금시키기로 했다.
최씨가 돈을 들고간 곳은 대검 청사 건물 내에 있는 은행. 그 은행엔 수시로 대검 직원들이 드나들었고 그중 일부가 거액의 현금을 입금시키는 최씨를 수상히 여겨 꼬리가 잡히게 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 관계자가 각종 비리에 연루됐다는 비극적인 의혹의 와중에 이런 희극도 벌어진다”며 “돈을 얼마나 쉽고 불의한 방법으로 벌었으면 이런 짓까지 할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