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 간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주말 수사검사들에게 먼저 “할말이 있다”고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검사들이 귀가 솔깃해 재촉하자 이씨는 갑자기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제가 이 말을 꺼내면 검사님들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검사들이 “무슨 말이든지 괜찮으니까 어서 말을 하라”고 다그치자 이씨는 “알고 싶다면 말하겠는데 후회할지도 모른다”고 은근히 ‘협박’을 했다는 것.
검사들이 “헛소리하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나 하라”고 재차 다그치자 이씨는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동생이 자기한테서 스카우트비 등의 명목으로 6600여만원을 받아간 사실을 얘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자기가 그런 말을 하면 검사들이 겁을 먹고 자신에 대한 수사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계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사들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렇게 어렵게 말하느냐”고 되받아치고 이씨 진술을 가감없이 상부에 보고했다. 이 소식을 들은 검찰수뇌부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신총장은 “정말 문제가 많은 사람인 것 같다”며 “내 동생 문제에 개의치 말고 더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간부는 “이씨는 검찰 수사도 사업과 흥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관계 로비 의혹 부분도 철저히 계산을 하면서 진술여부를 결정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