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광주 J산업개발 여운환(呂運桓·47·구속)씨가 이씨의 로비창구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여씨가 정치권은 물론 수사기관의 호남출신 간부들과도 친분이 두터워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뒤 이씨 구명을 위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전화 내역 등 분석〓대검 중수부는 23일 이씨 사건을 수사해온 중수부 3과 외에 1, 2과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도 이씨 사건 수사에 투입했다.
중수부 1과는 이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로비흔적을 추적하고, 2과는 이씨의 로비스트로 지목되고 있는 광주 J산업개발 여씨에 대한 조사를 전담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서울지검 등 일선지검 특수부 검사 3, 4명을 추가로 중수부에 배치했다.
검찰은 계좌추적 이외에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씨의 전화번호 수첩과 명함, 휴대전화 통화내역서 등을 정밀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22일 이씨의 해외 전환사채(CB)에 가입해 시세차익을 남긴 것과 관련해 조사받고 있는 이씨의 친구 허모씨(42)에게서 사건 무마를 위해 써달라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취득)로 대검 중수부 파견 경찰관 최모씨(30)를 구속하고 허씨도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 농지 불법취득〓이씨는 횡령한 회사자금으로 충남 서산의 농지 28만여평을 불법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서산시청에 따르면 이씨는 99년 12월 자신의 계열사였던 옛 세종개발투자(현 지앤지)를 통해 서산시 장동 일대 농지 28만100평을 경매로 취득했다. 이 토지는 원래 염전이었지만 80년대초 현대건설이 천수만 간척공사를 시행하면서 해수유입이 끊김에 따라 소금생산이 중단된 뒤 농지로 조성됐다.
이씨는 취득 당시 농지법상 농지취득 자격이 없었던 부인 최모씨(당시 세종개발투자 대표) 등의 명의로 농지를 경락받아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쳤으며 지앤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다시 자신의 명의로 등기이전했다.
이 농지는 모 건설사가 첨단우주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 곳으로 알려져 이씨가 미리 이 정보를 입수해 투기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