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경마중계권]李-실력자-尹 '3각 커넥션'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33분


유선방송 채널인 ‘리빙TV’가 한국마사회에서 경마실황 중계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지앤지(G&G) 회장 이용호(李容湖)씨가 로케트전기 윤모 전 전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정관계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로케트전기측은 지난해 5월 이씨에게서 리빙TV의 지분 50%를 매입한 뒤 윤씨가 전무로서 리빙TV에 대한 전권을 갖고 6월부터 4개월간 경마 중계권 협상을 벌였다고 밝혔다.

로케트전기 김종성 회장은 24일 “윤씨가 이씨와 정확히 무슨 일을 벌였는지는 모르지만 이씨와의 리빙TV 주식 매매 뿐만 아니라 경마 중계권을 따내는 일을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씨의 계열사인 대우금속(현 인터피온)과 삼애실업(현 삼애인더스), 레이디가구 등에서 이사 등 임원을 지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해 5월 리빙TV 인사에서는 이씨가 부회장, 윤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이씨의 주변 사람들이 “이씨가 경마 중계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하고 있어 윤씨가 이씨를 도와 로비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이씨와 함께 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이씨가 윤씨를 통해 정관계 실력자들을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9월2일 대검 중수부에 체포되기 며칠 전까지도 윤씨가 소개해 준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와 함께 벤츠 승용차를 타고 골프를 치러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광주 K중 동창회 총무로 활동하며 이를 매개로 여권 정치인 및 검찰 국가정보원 등의 간부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리빙TV 주식 매매를 통해 7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경마 중계권을 획득하도록 윤씨가 로케트전기를 이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로케트전기측은 “우리가 윤씨의 농간에 넘어갔다”며 “윤씨는 리빙TV 주식매매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그만 뒀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달 벤처기업 M사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본보 취재팀은 M사 사무실로 연락을 취했으나 윤씨의 비서는 “윤씨는 지난주 수요일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으며 이달 말쯤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마사회측은 “지난해 6월 리빙TV에서 사업 제안이 와서 경마 중계권 협상을 벌였다”며 “이씨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하며 중계권 제공과 관련해 어떤 청탁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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