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겔 교수는 이날 고려대 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이철승·李哲承)이 주최하고 고려대 평화연구소(소장 조정남·趙政男)가 주관한 ‘한국의 평화를 위한 미·중·일 관계’라는 주제의 특별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3國 신뢰가 동아시아 평화 관건▼
그는 “동아시아지역의 지속적 안정은 한국의 국익과 가장 밀접히 관련돼 있다”며 “한국은 강대국 간의 긴장은 물론,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미·중·일 3국의 관리들은 냉전이 본격화한 47년 이래 지금까지 3국관계를 미중, 중일, 미일 등 쌍무적으로만 생각해왔다. 예를 들어 96년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일은 중국의 우려를 낳았고 그의 98년 방중은 일본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3국의 미래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의 지도자들은 개방이 정치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두려움은 장기적 차원에서 북한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채택하는 데 방해가 된다.
미·중·일의 지도자들은 북한이 중국의 개혁 개방을 수용하는 것이 공동선이라고 생각한다. 3국은 북한을 지원해야 하고 혼란에 빠지지 않는 단계적이고 통제된 개방에 대한 확신을 (북한에) 줘야 한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남북한 미국 일본간 지역적 협력의 탁월한 사례다. 중국도 어느 단계에서는 KEDO에서 좀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中도 KEDO 적극 참여할 수도▼
21세기 한반도 평화의 핵심은 주변 강대국 사이에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국이 자신의 최우선 목표인 경제력 증대와 대만에 대한 주권 확보를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아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 이 지역 다른 국가들과 경제적 관계가 계속 깊어지고 자신의 기본적 이익이 성취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