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반 오사카발 인천행 일본항공(JAL) 961편에 탑승한 다다 다카노부(27·보석판매업체 직원)는 이륙 직후 휴대전화로 교토에 있는 애인에게 “비행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공중납치 당했다”는 말을 전하고 급히 끊었다.
놀란 다다씨의 애인은 곧바로 교토경찰서에 이를 신고했고 일본 경찰은 인천공항 보안당국에 항공기 피랍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항공기 납치 소식을 전달 받은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곧장 경찰과 보안요원에게 비상을 거는 한편 항공기 기장과의 교신을 시도, 기내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아무 이상 없다”는 것과 “장난 전화인 것 같다”는 것.
하지만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항공기가 도착하는 시간까지 일본 경찰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착륙 직전 테러리스트에게 항공기가 제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
낮 12시15분 문제의 항공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했다. 기장과 승무원들로부터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는 보고도 동시에 들어왔다. 상황을 지켜보던 인천공항 보안당국 직원들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같은 시간 공항 보안요원들은 급히 기내로 들어가 전화를 건 다다씨를 붙잡아 사고 경위를 조사, “애인을 놀래 주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오후 4시45분 후쿠오카행 JAL 972편으로 강제 출국시켰다.
보안당국 관계자는 “몰지각한 장난전화 때문에 한동안 비상이 걸렸다”며 “다다씨는 앞으로 평생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입국금지자’가 됐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