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박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고 1차 구속 만기일인 다음달 3일이 공휴일이어서 29일 조기 기소할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검찰이 1차 구속만기일(10일)도 채우지 않고 구속 3일만에 기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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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찰이 박 회장에 대해 2개월간 은밀하고 치밀하게 내사해온 데 반해 기소는 서둘러 함으로써 의혹을 조기 봉합하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 회장 사건이 한창 논란을 빚고 있던 23일 박 회장을 골프장에서 ‘현행범’으로 전격 체포한 것도 ‘이용호 사건 물타기 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회장이 구치소 호송 과정에서 “이용호 게이트와 비슷하다”고 말한 점이나 자신을 구속한 ‘실체’로 정치권이 아닌 검찰을 지목한 점, “금품문제”라고 발언한 점 등도 의혹을 사고 있다.
박 회장이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급성장한 호남 출신 재벌이란 점과 그가 평소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와 친분을 과시해왔다는 점도 구설을 낳고 있다.
의혹이 증폭되자 검찰은 28일 이례적으로 “박 회장이 구속영장에 나타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수사 검사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는 말로 수사의 ‘순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회장과 함께 내기골프를 하고 포커와 고스톱 도박을 한 업자들이 범죄를 모두 시인하자 박 회장도 무너지기 시작해 친목도모, 밥값내기 수준의 골프라고 범죄를 부인했다가 내기골프라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발표와는 달리 박 회장은 28일 검찰보강수사를 마치고 수원구치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나의 구속은) 이용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검찰은 각종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철저한 수사 대신 박 회장 스스로 발언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파문을 수습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결국 박 회장이 다시 검찰의 발표를 번복함에 따라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 도박사건의 수사시점에 대해 세간의 의혹이 집중되고 있으나 이용호 게이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