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용호 게이트’ 역시 옷로비 의혹사건처럼 ‘거짓말 게이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정치인은 한 사람도 모른다”던 이회장의 거듭된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28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회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정치인에게는 단돈 10원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회장은 검찰 수사에서는 물론 25일 대검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이 답변했다.
이회장은 그러나 “두 달전 회사를 찾아온 모의원 보좌관에게 1000만원을 준 일이 있느냐”는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자 그제야 민주당 박병윤(朴炳潤) 의원에게 후원금 1000만원을 준 사실과 함께 조홍규(趙洪奎)한국관광공사사장 강운태(姜雲太) 민주당 의원 등과의 관계를 실토했다. 박의원은 자신이 받은 돈이 2000만원이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이용호 사건 관련자 거짓말 관련자 거짓말 드러난 진실 이용호
(지앤지그룹 회장)“정치인은 한 사람도 모른다”
(검찰 조사와 25일 법사위 국감에서)박병윤 의원 등 2명에게 후원금 전달했고 강운태의원에게 부탁. (28일 정무위 국감에서) 신승환
(신승남검찰총장 동생)“이용호가 사장직 제의해왔는데 어떻게 할까요?”(8월초 신총장에게) 5월부터 이용호 계열사 사장 취임해 6666만원 수수. 임휘윤
(부산고검장)“5촌 조카가 이용호 회사 취직한 것 최근에 알아”
(언론에 대한 해명에서)99년 서울지검장 취임후 인사전화한 이용호에게 조카 취직 부탁. (특감 조사결과) 허남석
(전서울시경정보1과장)“영등포 경찰서에 이회장 루머 수사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자신의 이름 거론되자) 2차례 수사부탁했고 동생 옥석씨가 이용호와 가까운 사이. (경찰 감찰결과)
대검 중수부가 8월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도 따지고 보면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 동생의 ‘거짓말’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다.
신총장은 19일 “8월 초순경 동생이 나를 찾아와 ‘이용호란 광주 사람이 나를 사장으로 오라고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후 대검 참모들에게 이회장에 대해 물어보니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해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8월초 당시 신총장의 동생 승환씨는 이미 이회장 계열사인 G&G구조조정 사장에 영입돼 업무도 보고 있었고 ‘스카우트 비용’ 5000만원 등 6666만원을 받은 상태였다. 승환씨의 이 거짓말은 검찰 수사는 물론 형인 신총장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지난해 5월 이회장에 대한 서울지검의 석연찮은 사건처리과정을 조사하고 있는 특별감찰본부에서는 당시 지휘부 3인에 대한 ‘거짓말 가려내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거짓말은 한가지. 임휘윤(任彙潤)부산고검장은 사건 초기 “5촌 조카가 이회장 회사에 취업한 것은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으나 조사결과 임고검장이 99년 이회장의 전화가 걸려오자 조카의 취업을 먼저 부탁하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지난해 4월 이회장 내사 착수와 5월 긴급체포후 석방, 7월 불입건 종결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지검장-3차장-특수2부장으로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던 임고검장과 임양운(林梁云)광주고검 차장, 이덕선(李德善)군산지청장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경찰내부의 이회장 비호세력 의혹을 받고 있는 허남석(許南錫)총경도 당초 “이회장에 대한 증권가 루머를 수사하라고 영등포 경찰서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감찰조사에서 “개인적으로나 조직에 누가 될까 두려워 엉겁결에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