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총리 방한 반대 시위…서울 14곳서 잇따라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30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방한한 15일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종묘공원, 국립묘지 등 서울 시내 14곳에서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그의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 시위를 잇따라 벌였다.

▽서대문 독립공원〓일제강점기에 순국선열들이 투옥됐던 서대문독립공원(서대문형무소 터) 주변에서는 이날 오전 9시경부터 순국선열유족회, 재향군인회, 민주노총, 범민련 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3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재향군인회 회원 200여명은 일본 정부에 대해 역사교과서 왜곡 시정과 꽁치조업 금지해제를 촉구하며 고이즈미 총리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찢는 퍼포먼스 시위를 가졌고 민족화합자주통일협의회 회원들도 고이즈미 총리 사진이 붙은 허수아비를 불태우고 경찰을 향해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故이수현씨 부모등 위로

순국선열유족회 회원들도 ‘야스쿠니 참배한 일본총리의 방문은 서대문 역사관을 더럽힌다’고 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한 한총련 학생 30여명은 사직터널∼금화터널을 잇는 현저고가도로 위에 올라가 ‘군국주의 역사왜곡 고이즈미 방한 반대’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유인물 수백장을 뿌리는 등 기습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독립공원 주변에 27개 중대 3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오전 9시15분경 시위대가 위치한 독립공원 남쪽 입구를 피해 북쪽 주차장으로 들어갔다가 9시50분경 독립공원을 떠나 시위대는 그가 다녀갔다는 사실조차 한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

▽기타 시위〓이에 앞서 고이즈미 총리의 첫 방문지인 서울 동작구 국립묘지 앞에서는 오전 8시경부터 재향군인회 회원 100여명이 일장기를 불태우며 방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등 101개 단체는 이날 오후 종묘공원에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녹색연합과 참여연대 등은 서울 YMCA앞과 세종문화회관 근처 등에서 각각 고이즈미 총리 방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현기득·김창원·박민혁기자>rati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