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신안캐피탈 검사 배경에 대한 질문에 금융감독원이 처음 밝혔던 답변이다. 검사 일정에 따른 통상적인 검사일 뿐 특정인을 노리고 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2001년 2·4분기 검사계획서’에 따르면 신안캐피탈은 당초 예정된 35개 검사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 비은행검사2국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소유한 금융회사 중 상시감시대상인 신안상호신용금고가 있는데 이를 검사하면서 연계검사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살짝 말을 바꾼 것이다.
연계검사는 현대 LG SK 등 재벌그룹의 각 금융계열사를 한꺼번에 검사해 상호 부당지원이나 불법 자금거래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것으로 99년 도입됐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올초 금감원은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해온 연계검사를 하반기부터 폐지하는 대신 감시를 철저히 해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즉각 연계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신안캐피탈은 재벌그룹 금융계열사도 아니고 신안상호신용금고 검사결과 특이한 사항이 없었는데 연계검사를 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박 회장 압박용’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금감원은 “할부금융사에 대한 검사가 이례적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동안 종금사 구조조정 때문에 캐피탈 업체에 대해서는 인력부족으로 검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검사에 착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선 “2·4분기 검사계획 대상 중 19개 기관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초 계획에도 없는 신안캐피탈에 대한 검사가 이뤄진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