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캐피탈 222억 왜 박순석회장에 빌렸나]

“상식적으로는 납득되지 않는 일입니다.”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자신이 소유한 신안캐피탈㈜에 두 차례에 걸쳐 자본금(200억원) 규모를 넘는 222억원을 빌려준 것에 대한 금융계의 반응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에 명시되어 있는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은 금융업계 종사자에게는 업무의 기본에 해당하는 일이라는 것.

또 금융회사의 돈을 소유주나 임직원이 불법적으로 대출받거나 빼돌린 적은 많았지만 이와 반대로 대주주의 돈을 차입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따라서 신안캐피탈이 무슨 이유로 대주주인 박 회장의 돈을 차입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신안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법에 그런 조항이 있었는지 몰라 저지른 실수”라고 해명했다.

D할부금융사의 한 직원은 “금융업계 종사자는 금융관련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업무운용지침을 항상 옆에 두고 의문이 날 때마다 확인한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H캐피탈의 한 임원도 “종금사나 증권사를 통해 합법적으로 개인 돈을 빌릴 수 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에 따라 할부금융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겨냥해 재산을 불리려 이 같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캐피탈 Y팀장은 “법을 어기면서까지 200억원이 넘는 돈을 개인에게 빌리는 것이 감독기관의 사전 허락 내지 암묵적인 동의가 없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