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군 1호' 탄생할까…준장심사 내달초 발표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8시 29분


다음달 초로 예정된 장군 진급발표에서 ‘여성장군 제1호’가 탄생할까.

여성장군 배출 필요성은 95년 무렵부터 정치권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고,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도 여러 차례 국회 국방위에서 “올해는 여성장군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장군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육군은 30일부터 시작되는 준장 진급심사에 여성 대령들을 여러 명 포함시켰다. 이중 전투병과의 여군사관 24기 동기인 엄옥순(嚴玉順·45) 민경자(閔慶子·49) 대령은 모두 여군학교장과 여군담당관 등을 지냈고 박사학위까지 보유한 여군 내 선두주자.

다만 보병 연대장까지 지내 여성장군 진급 1순위로 꼽혀온 엄 대령은 건강이, 민 대령은 전투병과 장군진급 요건인 연대장 경력이 없는 것이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두 사람 주변의 예비역 여군들을 중심으로 상호 비방전까지 벌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모 예비역 여군장교가 실명으로 ‘○○○ 대령은 인성과 품성이 나쁘다’는 등의 험담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여군 내부에서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투병과 쪽 여성장군 배출이 어려울 경우 간호병과에서 적임자를 찾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준장인 군의감과의 지휘계통 문제와 다른 특수병과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번 진급심사에는 간호병과의 여성대령 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적임자 발굴 때까지 여성장군을 내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여성계의 기대와 정치권의 압력이 워낙 거세 군 수뇌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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