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군 배출 필요성은 95년 무렵부터 정치권과 여성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고,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도 여러 차례 국회 국방위에서 “올해는 여성장군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번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장군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육군은 30일부터 시작되는 준장 진급심사에 여성 대령들을 여러 명 포함시켰다. 이중 전투병과의 여군사관 24기 동기인 엄옥순(嚴玉順·45) 민경자(閔慶子·49) 대령은 모두 여군학교장과 여군담당관 등을 지냈고 박사학위까지 보유한 여군 내 선두주자.
다만 보병 연대장까지 지내 여성장군 진급 1순위로 꼽혀온 엄 대령은 건강이, 민 대령은 전투병과 장군진급 요건인 연대장 경력이 없는 것이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두 사람 주변의 예비역 여군들을 중심으로 상호 비방전까지 벌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모 예비역 여군장교가 실명으로 ‘○○○ 대령은 인성과 품성이 나쁘다’는 등의 험담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여군 내부에서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투병과 쪽 여성장군 배출이 어려울 경우 간호병과에서 적임자를 찾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준장인 군의감과의 지휘계통 문제와 다른 특수병과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번 진급심사에는 간호병과의 여성대령 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적임자 발굴 때까지 여성장군을 내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여성계의 기대와 정치권의 압력이 워낙 거세 군 수뇌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