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3월 개교한 가천의과대학의 교육목표는 세가지로 집약된다. 최고의 전문성과 환자를 내 식구처럼 여기는 따뜻한 인성을 겸비한 의사를 길러내자는 뜻이다.
가천의대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명문 의대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인재유치와 철저한 소수정예 교육이 밑거름이 됐다.
가천의대는 개교 첫해 전국에서 우수 학생들이 대거 몰려들어 화제가 됐다. 신입생 정원 40명 모집에 1586명이 지원해 39.6대1의 높은 경쟁률 때문이다. 합격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평균 성적도 378점으로 명문 의대에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올해 대입 수시 2학기 모집에서도 12명 정원에 553명이 지원해 46.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8년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3만여평 규모의 강화캠퍼스가 처음 문을 연데 이어 지난해 3월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일대 1만8000여평에 인천캠퍼스가 완공됐다. 강화캠퍼스는 예과 2년 과정을, 인천캠퍼스는 본과 4년 과정을 담당하는 양대 시스템을 갖췄다.
교육시설 및 여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가천의대의 전임교수 숫자는 186명이고 학생수는 160명으로 교수 대 학생 비율이 1.1대 1이다.
40대 중반의 젊은 교수진이 주축을 이뤄 교내는 항상 왕성한 연구 열기가 가득하다. 특히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강화캠퍼스에는 5명의 교수가 함께 상주하며 학생들의 생활지도도 담당한다.
또 국제화 감각을 키우기 위한 학생 해외연수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이면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독일 훔볼트 의대와 중국 북경대 의대와 한달간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대 교수와 진료부원장을 지낸 김용일(金勇一·66)박사가 초대 총장인 고창순(高昌舜)박사에 이어 지난해 9월부터 2대 총장으로 재임 중이다.
▽파격적 장학제도·기숙사시설〓가천의대의 모체인 길병원은 개교 이후 지금까지 입학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6년간의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이 350여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학생당 6년간 4200여만원의 장학금이 지원되는 셈이다. 한해 장학금 규모가 모두 11억원에 달한다.
또 학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2인 1실의 원룸식 기숙사는 초고속 통신망이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 오디오시설, 헬스클럽, 탁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외국어·정보화 교육〓선진 의학을 연구하는데 영어는 필수. 박사 학위를 소지한 외국인 교수 2명이 인천과 강화캠퍼스의 교내와 기숙사에 상주하며 학생들의 외국어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또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해 집중 교육하고 있다.
강화캠퍼스의 멀티미디어실은 정보화 교육의 ‘요람’. 이곳에선 첨단 의료분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산장비 지원과 교육을 담당한다. 입학생 전원에게 컴퓨터를 지원하고 교수 연구실과 강의실, 기숙사 등을 초고속 통신망으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최신 의학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졸업 후 진로 보장〓본인이 희망할 경우 졸업 뒤 전국 7곳의 가천의대 부속병원에서 수련의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자매 결연을 맺은 외국 대학에 유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후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면 본교 교수로 채용돼 연구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수험생 지원 가이드〓가천의대는 전체 선발 정원 40명 중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일반 학생 전형으로 12명을 뽑는다. 수시 모집의 경우 응시 자격 기준은 수능 계열별 종합 등급이 1등급 이내여야 하며 학생부 30%, 수능성적 68%, 면접 및 구술고사를 2% 반영해 전형한다.
나머지 28명은 정시 모집(가군)의 일반학생 전형으로 선발한다. 정시 모집의 경우 1차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정원의 4배인 112명을 선발한 뒤 2차에서 ‘학생부 33%+수능성적 65%+ 면접 구술고사 2%’로 최종 선발한다.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12월 11일∼13일. 자세한 입학관련 안내는 입학관리본부(032-930-5018, 032-460-3802)나 홈페이지(www.gachon.ac.kr)로 조회하면 된다.
▼가천의대 교육과정 특징▼
가천의대는 학부과정 내내 철저히 ‘문제 해결’과 ‘사례 중심’의 선진 의학교육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론에 치우친 의학교육만으론 실력있는 의사를 길러낼 수 없다는 철학 때문이다.
교수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는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교수들이 제시한 각종 사례연구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함으로써 수준 높은 의학지식과 자세를 배우게 된다.
이는 학생들이 의사가 된 뒤 의료 현장에서 의학적 진단과 의사전달 기술을 발휘토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연계시킨 교육방식도 눈에 띈다.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구분해 이론과 실기가 단절된 의학 교육이 아니라 6년간 의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골고루 이뤄지도록 통합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과 1학년 때부터 부속병원 의료진의 일원으로 환자와 연계된 ‘체험 의학’을 실시하고 간호사, 의무기록사 등 병원 구성원들의 업무에도 참여해 팀워크를 배우게 된다.
가천의대는 재단인 가천학원(이사장 이길여·李吉女) 산하에 대규모 부속병원들이 있어 학생들은 풍부한 임상경험을 할 수 있다. 1958년 산부인과 의원으로 출발한 길병원은 중심병원인 1500병상의 가천의대 길병원(인천 남동구 구월동)을 비롯해 동인천, 철원, 양평, 남동 길병원의원, 경원 인천 한방병원 등 전국에 6개 병원(2500병상 규모)을 갖추고 있다.
또 심장센터 뇌혈관센터 안이비인후과센터 등 10개 전문의료센터와 연구센터도 갖추고 있다.
가천학원 설립자인 이길여 이사장은 지난해 경원대 총장으로 취임, 수년내 10대 사학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로 교육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임윤명(任允明)교무처장은 “학생들은 재학 중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에도 참가해 사회에 기여하는 직업인이란 자부심과 책임감을 심어주는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일 총장 인터뷰▼
“학생과 교수, 학교가 혼연일체가 돼 10년내에 한국 의료계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명문 의대로 발돋움할 자신감이 있습니다.”
김용일(金勇一·66) 가천의과대학 총장은 밤늦도록 환하게 불이 켜진 교수 연구실과 학교 도서관을 가리키며 학교발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보였다.
김총장은 “우수한 인재들이 좋은 교육연구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노벨의학상도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학생들에게 말을 많이 하는 의사보다 많이 듣는 의사가 될 것을 강조한다. 전문 지식이 아무리 뛰어나도 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반쪽 인술’일 뿐이라는 평소의 신념 때문이다.
-가천의대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이론과 현장을 결합시킨 살아있는 교육입니다. 국내의 기존 의대교육은 이론 위주의 암기식 교육이 전부입니다. 달달 외운 ‘죽은 지식’만으론 결코 우수한 의사를 길러낼 수 없습니다. 본교는 본과 1학년부터 모든 학생들을 병원 의료진에 포함시켜 현장에서 이론을 활용 기회를 제공합니다.”
-학생들에 대한 파격적인 장학금이 화제인데요.
“우수한 학생들이 경제적 이유 때문에 공부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이는 98년 개교 이후 줄곧 지켜온 교육철학입니다. 중요한 약속이므로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겁니다.”
-총장 재임시 역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현장과 실습을 강조한 지속적인 교육개혁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아울러 2004년까지 기초의학연구소와 임상시설 등이 포함된 ‘아카데미 센터’를 완공하는 것입니다.”
-의사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의술이나 전문지식도 중요하지만 도덕적 가치와 인간성이 결여된 의사가 돼선 안됩니다. 열린 마음으로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보는 의사를 배출하도록 인성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길러내도록 모든 역량을 학생 위주의 교육에 쏟겠습니다. 가천의대가 한국 의학의 ‘메카’가 될 자신이 있는 만큼 우수 학생들의 많은 지원을 바랍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