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씨(37)가 살인범으로 몰린 것은 5월 3일 서울 잠수교와 한남대교 사이의 한강 북쪽 강변에서 김모씨(41·여)가 포대자루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되면서부터.
경찰은 숨진 김씨의 증권계좌에서 사망추정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2월 초 현금 240여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현금을 인출해 간 정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정씨로부터 “증권사 객장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김씨와 작년 12월 27일 밤 교외로 드라이브를 갔다가 김씨를 목 졸라 죽이고 증권카드를 빼앗은 뒤 시체를 자루에 넣어 한강으로 던졌다”는 자백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강도치사와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정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정씨는 법정에서 “경찰의 가혹행위로 어쩔 수 없이 허위자백을 했다”며 “작년 12월 초 경마장에서 2, 7번마 복승식 마권을 50만원어치 구입해 5.7배 배당을 받아 배당금 중 일부인 250만원을 김씨에게 빌려주고 증권카드를 담보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씨가 주장하는 작년 12월 초 경마 결과 가운데 5.7배 배당이 나온 경주는 없었다”며 정씨가 김씨를 살해하고 증권카드를 빼앗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서울지법 서부지원 형사합의1부(한강현·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