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군남면 직원들 "육상 꿈나무 돕자" 호박 손수 재배

  • 입력 2001년 11월 21일 20시 49분


시골 면사무소 직원들이 휴경지에 호박을 재배해 번 수익금 전액을 고교 육상 꿈나무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아 화제다.

전남 영광군 군남면사무소 직원들은 23일 군남면 영광정보산업고를 찾아 육상부 학생 11명에게 장학기금 335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면사무소 직원들이 호박 재배에 나선 것은 올 2월. 영광지역 고교 중 유일하게 육상부를 육성하고 있는 영광정보산업고가 운영비 부족으로 선수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호박을 재배해 이들을 돕기로 한 것.

이들은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호박 씨앗을 대덕마을 비탈산 휴경지 1000여평에 옮겨 심은 뒤 매주 일요일이면 조를 짜 잡초를 뽑고 퇴비를 뿌려 주며 정성껏 가꿨다.

여름 가뭄이 심할 때는 등짐펌프를 지고 산에 오르고 수백m 떨어진 저수지에서 호스를 연결해 물을 주기도 했다.

직원들은 10월 말 3000여개의 호박을 수확했다. 수확한 호박을 어떻게 판매할까 고민하던 직원들은 이달 초 면사무소 앞에서 직판행사를 열었다. 또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을 찾아가 호박을 팔아 335만원을 만들었다.

군남면 김재윤(金在允) 면장은 “큰 액수는 아니지만 육상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영광=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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