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연내 착공 무산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8시 31분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 강남권을 동서로 관통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연내 착공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2일 금천구 독산동에서 강남구 포이동을 잇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동서구간 도시계획시설 안건에 대해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보류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착공해 2007년 완공할 계획이었던 총연장 36.2㎞의 이 도로는 착공시기가 늦어지게 됐으며 일부 노선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도시계획위원회가 보류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19일 이기준(李基俊) 서울대 총장이 고건(高建) 서울시장을 방문, “서울대 앞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관악인터체인지(IC)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관악IC를 설치하는 대신 주변을 지나는 남부순환도로 위에 고가도로를 건설하거나 캠퍼스를 통과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지하화하는 대안을 제시했었다.

서울시는 28일 교통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서울대 측 주장을 검토한 뒤 의견을 정리해 다음달 19일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에 다시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도로 지하화는 관악구 등 주민의 교통편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고가도로 건설방안 역시 인접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며 “지금으로선 계획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계획위원회의 보류결정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달청 입찰공고가 나간 구간은 계획대로 공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시계획 결정이 나지 않으면 보상절차에 들어가지 못하는 만큼 연내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날 영등포와 구로구민의 변경요구가 끊이지 않는 남북구간 안양천주변 노선에 대해서는 토목학회에 타당성 검토를 의뢰, 이 결과에 따르기로 주민들과 최근 합의했다. 민간자본을 포함, 총 2조여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는 남북구간 11.9㎞, 동서구간 22.9㎞, 제2성산대교 구간 1.4㎞ 등 3구간으로 나눠 건설된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