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효자는 이렇다

  • 입력 2001년 11월 26일 11시 47분


현대 중국에서 효자(孝子)로 칭송받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노인학회와 전국 최대 양로원인 광저우(廣州) 서우싱(壽星)빌딩그룹이 최근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10대 효자를 선정해 시상했다. 광둥성에서 발행되는 남방일보는 25일 이 소식을 전하면서 효자로 선정된 3명의 효행을 특별히 소개했다.

90세의 장인을 모시고 양로원에 기거하는 올해 60세의 사위 천징예(陳景業·60)씨는 이 중에서도 맨 먼저 소개된 케이스. 그는 장인 손씨에게 매일 신문을 읽어주며 자질구레한 얘기를 해주는 등 늘 장인의 신변을 떠나지 않는다. 장인을 모시고 산책을 나가며, 걷기 힘든 길에서는 장인을 업고 다녀 주변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6남매의 장녀인 판사오샤(潘少霞) 여사는 부모를 위해 자신의 직업까지 포기한 사례다. 독신으로 살며 부모 부양만을 위해 애써온 그는 97년 어머니마저 노인성 치매로 자리에 드러눕자 외국과 합작한 대형호텔 부경리라는 자리까지 박차고 나와 부모 병간호에 매달렸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아버지가 투쟁대상 이 돼 고초를 겪는 것을 직접 지켜본 판씨는 부모가 더이상 괴로움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간병에 매달리고 있다.

93년 광둥성의 한 의과대학을 졸업한 쉬위차이(徐育彩)씨는 효심이 이웃의 불우한 노인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케이스. 대학졸업 후 광저우시의 한 노인센터에 배치된 그는 그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월급을 모아 지난 8년간 남모르게 불우노인돕기운동을 벌여왔다. 그가 그동안 불우노인돕기를 위해 내놓은 돈은 모두 10만위안(1600만원). 지난 8년간의 급료를 송두리채 털어넣은 금액이다.

중국 남방일보는 이같은 세가지의 효행 사례를 소개하며 배금주의가 판치는 가운데 경로사상을 실천한 모범들이라고 극찬했다. 광둥성 정부도 노인학회 등이 선정한 이들 10대 효자들을 성 정부 선정 효자로 기려 크게 표창할 예정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기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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