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꿩 좀 잡아주세요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6시 53분


‘울릉도에 꿩 잡으러 오세요.’

울릉도의 주민들이 꿩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꿩이 농작물을 망치기 일쑤여서 대표적인 유해 조수로 떠오른 것. 지금 꿩을 잡지 않으면 내년 봄 농사 짓기가 어렵다며 군청에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울릉군청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꿩 사냥을 허가하고 엽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울릉에서 수렵면허를 가진 주민은 3명뿐이어서 엄청나게 불어난 꿩을 잡기에는 역부족. 지난해에 잡은 꿩은 100여마리에 불과하다.

군청은 29일 대한수렵관리협회에 꿩을 잘 잡는 엽사 6명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콩 호박 옥수수 배추 등 농작물의 씨를 뿌리면 꿩이 땅을 파헤쳐 마구 먹어치워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며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군청 산림과 관계자는 “울릉도에는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12월에 집중적으로 꿩을 잡아야한다” 며 “최근 3년 사이에 꿩이 너무 많이 번식해 육지에서 엽사들이 오지 않으면 꿩을 줄이기 어려운 상태” 라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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