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의 주민들이 꿩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꿩이 농작물을 망치기 일쑤여서 대표적인 유해 조수로 떠오른 것. 지금 꿩을 잡지 않으면 내년 봄 농사 짓기가 어렵다며 군청에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울릉군청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꿩 사냥을 허가하고 엽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울릉에서 수렵면허를 가진 주민은 3명뿐이어서 엄청나게 불어난 꿩을 잡기에는 역부족. 지난해에 잡은 꿩은 100여마리에 불과하다.
군청은 29일 대한수렵관리협회에 꿩을 잘 잡는 엽사 6명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콩 호박 옥수수 배추 등 농작물의 씨를 뿌리면 꿩이 땅을 파헤쳐 마구 먹어치워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며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군청 산림과 관계자는 "울릉도에는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12월에 집중적으로 꿩을 잡아야한다"며 "최근 3년 사이에 꿩이 너무 많이 번식해 육지에서 엽사들이 오지 않으면 꿩을 줄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sapi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