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15km 가는데 1시간 반" 서운JC~장수IC 만성체증

  • 입력 2001년 12월 5일 22시 53분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49·회사원)는 요즘 승용차를 집에 둔 채 버스와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운전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차를 몰고 가면 한국도로공사 김포영업소를 지나자마자 계양∼서운∼중동∼장수인터체인지(IC) 15㎞ 구간에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는 경우가 많아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1시간반 정도 걸린다는 것.

김씨는 “차량이 밀리면 출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종전 40분에서 2시간 이상 되기도 한다”며 “대중교통은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정확히 1시간40분 걸리고, 중간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경인고속도로와 교차되는 서운분기점(JC)을 중심으로 한 이 구간은 인천 연수, 남동, 남구, 부평, 계양구 등에 사는 주민들과 부천 중동신도시 거주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경부, 중부, 경인, 제2경인고속도로 등과 교차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총연장 126.3㎞ 중 93.7㎞ 구간이 91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단계적으로 개통된 상태다. 도로공사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에 총 4조6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아직 개통되지 않은 일산∼노원∼퇴계원 32.6㎞ 구간은 9개 업체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서울고속도로㈜가 2006년 말 개통 목표로 공사 중이다. 그러나 서울의 북한산을 관통하는 구간은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어느 곳이 밀리나〓계양∼장수IC 구간은 인근에 중동신도시 계산택지지구 등 주택 밀집지역이 있는데다 통행료를 내지 않고 경인고속도로로 진출입할 수 있는 ‘개방구간’이 중간에 있어 차량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특히 경인고속도로와 만나는 서운JC에서 장수IC 구간은 최근 1년 새 차량 통행량이 150% 이상 증가해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히고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구간별 하루 통행량(지난해 말 기준)은 △중동∼서운 14만5090대 △송내∼중동 14만2232대 △송내∼장수 13만1313대 △산본∼조남 12만8708대 △상일∼강일 12만1837대 △판교∼하의 11만8303대 △상일∼하남 10만6752대 등의 순이다.

또 판교∼성남, 송파∼서하남, 김포∼신평 등은 7만∼9만대 선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차량 통행량 증가율은 장수∼중동∼서운 구간이 155∼175%, 김포∼신평 구간 62.3%이고 나머지 구간은 7∼10%대였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도로공사 인천지사 소속 장영진씨(40)는 “체감 교통량 증가율이 10배나 되는 구간도 있는 것 같다”며 “교통체증이 심해지면서 갓길 통행 차량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교통 대책〓퇴계원∼판교 분기점 34.3㎞ 구간의 왕복 8차로(현재 왕복 4차로) 확장공사는 내년 말 마무리된다. 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2006년말경 전 구간이 왕복 8차로가 될 예정이다.

도로공사측은 차량통행량 증가 추세에 맞춰 통행료를 받는 각 영업소의 요금징수소를 늘리는 한편 선불식 전자감응기기를 보급해 차량이 정차하지 않은 채 통과하는 곳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통행료를 내지 않고 경인고속도로로 통할 수 있는 장수∼서운 구간은 ‘통행 왜곡현상’을 보이는 곳으로 영업소 설치 등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체증 구간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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