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문화]대한극장 등 리모델링 관객몰이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9시 02분


‘권토중래(捲土重來).’ 옛날의 영화(榮華)를 되찾기 위한 서울 강북권 영화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종로1가와 충무로 등 강북 영화가는 메가박스 주공공이 씨네하우스 센트럴시티 등 강남의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에 빼앗긴 관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한창 벌이고 있다.

▽강남에 몰리는 관객〓영화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노컷(http://www.nocut.co.kr)이 최근 20대 회원 9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8%가 메가박스 씨네하우스 등 복합상영관이 있는 강남에서 주로 영화를 본다고 답했다. 서울극장과 씨네코아 등이 들어선 종로 극장가는 29.2%로 2위에 머물렀다. 대한극장 명보 중앙극장 등이 밀집해 종로와 함께 전통적인 극장가로 꼽혀온 명동과 충무로 일대는 광진구 테크노마트 주변의 강변 CGV(10%)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강남을 찾는 이유로는 △한 극장에 많은 상영관이 있어 영화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 △극장 주변에 다양한 시설이 많다는 점 △교통이 편한 점 등을 들었다.

▽충무로의 재기 노력〓명예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대형 스크린으로 유명했던 대한극장. 단일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였던 1900여석을 구비했던 대한극장은 2000년 5월 ‘징기스칸’ 상영을 끝으로 신축 공사에 들어가 1년7개월 만에 8개의 스크린(2750석)을 갖춘 복합상영관으로 재단장했다. 15일 재개관했으나 오전 10시경 지하 1층에서 마무리 용접 공사를 하다 광케이블의 일부가 불에 타 관객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화산고’ ‘두사부일체’ 세 편을 상영한다.

대한극장은 관객의 자세에 따라 등받이가 움직이는 좌석을 설치했으며 앞뒤 좌석의 간격(105㎝)과 높이(35㎝)를 넉넉하게 확보해 앞에 앉은 사람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또 로비에는 300여명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옥상에는 야외공간을 마련했다. 대한극장 서한표 이사는 “기존의 멀티플렉스가 백화점 등 다른 용도의 건물에 들어 있는 것과는 달리 대한극장 건물은 설계 때부터 전적으로 영화전용관으로 건축했다”고 강조했다.

▽도전하는 종로〓한국 영화관의 산실이었던 단성사는 9월 건물을 헐고 재건축에 들어갔다. 2003년 여름 지하 5층, 지상 12층에 11개관, 총 4200석의 대형 복합상영관이 들어서게 된다. 단성사와 함께 90년대 중반까지 영화가의 ‘종로 전성시대’를 이끈 피카디리극장도 복합상영관과 쇼핑몰을 갖춘 복합테마상가로 2003년 6월 재탄생한다. 건평 700평에 들어설 고층빌딩의 지하 3개층에 총 2000석 규모의 11개 상영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문로 지역의 급부상〓중구 정동에는 6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스타식스 정동’이 영화 관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첨단 영상 및 디지털음향시스템, 무릎이 편한 넉넉한 좌석 간격이 인기다. 신문로 흥국생명 지하1층에는 예술영화 마니아가 즐겨 찾는 ‘시네큐브’가 있다. 벨기에 이탈리아 이란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유럽과 제3세계의 괜찮은 영화를 수시로 상영하고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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