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직전에는 다른 기자들에게 “내가 그걸 만들 이유도 없고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그가 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시인한 것이며 검찰과 정치권 등에 나름의 ‘내심(內心)’을 전달하려고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검찰에는 부담이 될만한 로비 대상자 명단이 있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개되자 김 전 차장이 이를 이용해 검찰 수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경위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평소 심장 부정맥(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증상이 있었고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갔지만 실제로 심전도 등의 조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전 차장의 한 측근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생겼다기보다는 최근 속이 상한 상태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이 병원에 입원해 시간을 벌면서 검찰 조사에 대비해 유리한 전략을 세우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의 ‘내심’을 거론하는 배경도 이런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검찰은 “소환이 되면 조사할 것도 많고 조사 강도도 높을 것이기 때문에 몸 상태를 봐야겠지만 가급적 빨리 소환하겠다”고 밝혀 수사 일정이 늦춰지거나 수사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