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일산 '일식타운' 아시나요"…94년부터 형성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8시 34분


“일산 일식타운을 아시나요?”

국립암센터 맞은편인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 4동의 이면도로 약 300m 구간에는 일식집 21곳과 참치전문점 3곳, 활어횟집 2곳 등 26개 일식 관련업소가 몰려 있어 ‘일식타운’으로 불린다.

이곳은 낮 시간대에도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가족 단위 손님들도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형성됐나〓일산신도시가 한창 조성될 당시인 94년 이곳에 처음으로 일식집 ‘삼도’가 문을 열었다. 이 업소에 손님들이 몰리면서 서울의 유명호텔 주방장 출신인 업주의 ‘성공담’은 금세 호텔업계로 퍼져 나갔다.

이후 개업을 꿈꾸던 호텔 일식당 주방장들이 하나둘씩 이 곳으로 옮겨왔다.

초기에는 일식집이 적었으나 호텔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다가 외환위기 발생 이후 어려움을 겪은 주방장들이 99년부터 몰려들었다. 이곳의 일식집 업주들은 모두 서울의 호텔 일식당 주방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특징이 있나〓단독주택 밀집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주로 2, 3층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1층과 지하층에 일식집이 있다.

업소들이 몰려있다 보니 경쟁도 치열해 가격은 비교적 싼 편이다. 낮에는 1만5000원대의 정식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야간에는 모듬회 1인분이 4만∼7만원 선이다. 가격도 대부분의 업소가 비슷하다.

▽누가 주로 찾나〓낮에는 각종 모임을 갖는 주부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룬다. 밤에는 가족 단위 손님과 기업의 ‘접대손님’이 반 정도씩을 차지한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일식집처럼 여성 종업원을 많이 두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고급 일식집처럼 여성 종업원의 ‘전담 서비스’가 없어 가족끼리 오기에 부담이 없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식타운 인근에 있는 외국어학원의 미국 및 영국인 강사들도 이곳에 와 회를 즐긴다는 것. 일산지역 손님과 서울의 손님 비율은 7 대 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의 외지인이 찾는 셈이다.

▽타운 형성의 여파〓일식집이 몰려있다 보니 가격이 더 저렴한 대형 활어횟집도 두 곳이나 생겼다. 취객들을 위해 일식타운 내에 자리잡은 해장국집 서너 곳도 일식집 못지 않게 성업 중이다.

저녁에는 이 곳에서 술을 곁들여 마시는 손님들이 늘면서 6개월 전에는 이 곳에 대리운전 업체가 사무실을 열고 전문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고양지역의 경우 요금은 2만원 선.

▽치열한 경쟁〓일식집 ‘아카사카’는 승합차를 갖추고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손님을 모셔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소 주인 이선호씨(46)는 “업주들끼리 친한 사이지만 영업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져 수시로 경쟁 업소를 찾아가 동향을 알아보곤 한다”며 “다른 지역 업소들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수시로 다녀본다”고 말했다.

또 ‘동신참치’는 최근 주방장과 종업원들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손님을 맞고 있어 가족 단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양〓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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