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구속 조양은씨 "주먹결별" 신앙-선교 위장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7시 05분


3년3개월여만에 다시 구속된 조양은(曺洋銀·51)씨는 70년대 서방파 OB파’와 함께 국내 3대 폭력조직의 하나였던 양은이파 의 두목으로 악명을 떨쳤다.

1975년 서울 명동 사보이호텔 습격사건의 주역이었던 조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 최대 폭력조직이었던 신상사파 를 해체시키고 3대 패밀리시대인 호남 주먹 세계 를 열었다. 그러나 1980년 신군부의 등장 이후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1995년 징역 15년을 살고 출소한 조씨는 1년 뒤인 1996년 8월 히로뽕 밀반입 시도와 조직원 살해 지시 등 10가지 범죄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이후 재판에서 살인미수 부분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받은 조씨는 1998년 8월 출감했다.

조씨는 출소할 때마다 검찰과 경찰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앞세워 철저히 자신을 위장했다.

1995년 출소 전 교도소로 면회간 검사에게 “출소 이후 주먹세계에서 손을 씻겠다”고 여러번 말하기도 한 조씨는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趙鎔基) 목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결혼과 함께 새 인생을 살겠다”며 선교활동에 주력하겠다 고 말했다.

두번째 출소 때도 조씨는 성경책을 들고 구치소 정문을 나서며 9월에 신학교에 편입한다 며 폭력배 두목 조양은은 없어진 지 이미 오래 라는 말과 함께 주먹세계와의 결별을 몇번이나 강조했다.

심지어 조씨는 자신의 과거를 다룬 영화를 제작하고 자서전까지 내면서 새 사람이 됐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조씨는 첫 출소 후 홍콩에서 발행한 다른 사람의 국제운전면허증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위조한 뒤 외제승용차 BMW와 그랜드 체로키를 구입해 타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했다. 96년에는 H그룹 회장 윤모씨를 위협해 시가 2억원 상당의 스키장 및 리조트 회원권 8장을 빼앗는 등 여전히 폭력세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두번째 출소 후에도 범죄세계에서 발을 빼지 못한 조씨는 결국 해외로 돈을 빼돌려 도박을 하다 세번째 구속되게 됐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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