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정원에 포함되지 않아 학교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
대학들은 학교 내에 유학생 유치를 위한 전담 부서를 만드는가 하면 해외 현지로 교수와 직원들을 내보내 입시 설명회를 갖기도 한다.
▽유학생 유치 실태〓대전의 목원대는 중국 선양(瀋陽)과 산둥(山東) 지방에 유학생 유치팀을 보내 300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대학은 이에 앞서 지난달 유학생 유치와 입학 이후 학사 및 생활 지도 등을 일괄적으로 담당할 ‘외국인유학생교육지원단’을 발족시켰으며 중국 현지에서 입시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포항공대는 10월 베트남 하노이대와 하노이공대에 학교 관계자들을 보내 국내 대학 최초로 현지에서 입학시험을 치러 내년도 대학원 신입생 40명을 선발했다. 학교측은 ‘아시아 인재 유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내년에는 유치 활동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전남 영암의 대불대는 올해 중국의 랴오닝(遼寧)대 등지에서 41명의 편입학생을 받은 데 이어 내년에는 50여명을 더 받을 예정이다. 광주의 조선대는 내년도 신입생으로 중국 유학생 29명을 이미 확보했으며 부산 부경대도 일본 고교 졸업생 13명을 선발했다.
특수교육 특성화 대학인 대구대는 틈새 시장 전략을 쓰고 있다. 중국의 경우 장애인 학생은 많지만 1200여개의 대학 중 장애인이 입학할 수 있는 학교가 10여곳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해 중국의 장애인 학생 30명을 내년도 신입생으로 유치했다.
▽왜 해외로 눈 돌리나〓가장 큰 이유는 신입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유학생은 정원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비도 내국인과 같아 재정적으로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도 고교 졸업예정자는 69만5156명으로 대입 정원(66만3958명)을 약간 넘지만 2003년부터는 고교 졸업예정자가 오히려 대입 정원보다 적어지는 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학 미충원율은 전남의 경우 25.7%에 달했다.
대구대 윤덕홍(尹德弘) 총장은 “내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유치전은 이제 점차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며 “대학들은 앞으로 존립을 위해 중국 등 보다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각적인 대책 마련해야〓대학들은 가능한 한 많은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길 원하지만 까다로운 입국 허가절차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현지 입시설명회를 연 목원대 강용찬(姜龍贊) 외국인유학생지원단장은 “대학이 유학생들에 대해 일련의 조사를 거친 뒤 합격시키면 출입국 당국이 이를 적극 수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표준입학허가서만으로 여러 입국서류를 대체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하지만 중국 유학생은 불법 체류자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아 얼마간의 신중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이 밖에도 유학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략 교과목 신설 △지원서비스 확립 △홍보활동 강화 등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지명훈·광주〓정승호·부산〓석동빈·대구〓이권효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