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특검’ 성과]계좌추적서 새 단서 확보…'큰 건' 자신감

  • 입력 2002년 1월 4일 17시 50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 특검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본격 수사를 시작한 특검팀은 20일 남짓한 ‘길지 않은’ 기간에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범죄사실과 의혹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1차 수사가 끝나는 다음달 8일 이전에 핵심적인 부분을 한 번씩 짚고 넘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조만간 주요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밝혀낸 사실과 의혹〓특검수사가 내놓은 첫 번째 성과는 이기주(李基炷) 전 한국통신파워텔 사장의 구속. 이씨는 이용호씨의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주간 증권사를 알선해준 대가로 J산업개발대표 여운환(呂運桓)씨에게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이기주 전 사장을 대우증권 박종수(朴鍾秀) 사장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진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도 5일 오전 소환한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H전자복권의 회사자금 수십억원이 지난해 이용호씨에게 불법대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 돈이 주가조작 등에 이용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수사전망〓특검팀의 수사는 크게 ‘정관계 로비 의혹’과 ‘검찰비호 의혹’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다음 주말쯤 끝나는 계좌추적 결과가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라며 이 두 부분과 관련해 새로운 ‘큰 건’이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검팀이 이기주 전 사장을 구속할 수 있었던 것도 이용호 여운환씨 등 이 사건의 주요 관련자 11명에 대한 정밀 계좌추적 결과 덕분이었으며 이를 통해 다른 단서들도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수사는 이를 토대로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承煥)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예금보험공사 전무,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임양운(林梁云) 전 광주고검 차장 등 관련자들을 추궁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서가 새로운 혐의로 확인될 경우 특검수사 이전에 두 차례 진행됐던 검찰수사의 부실 문제가 다시 제기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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