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생 경제부처 무더기 지원

  • 입력 2002년 1월 4일 23시 30분


“어, 너도 원서 냈니?”

3일 재정경제부의 사법고시 합격자 특별채용에 응시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면접장에 도착한 사법연수생들은 깜짝 놀랐다.

겨우 2, 3명을 모집할 뿐인데 32명의 사법연수원생이 지원했기 때문. 22일 수료 예정인 사시 41회 연수원생 700여명의 4.5% 정도가 재경부의 특채에 응시한 셈이다. 이미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들이 재경부에 들어가기 위해 뚫어야 할 경쟁률은 10.7∼16 대 1에 달한다.

재경부가 사시 합격자를 특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재경부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해 업무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높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말 발표되는 최종 합격자는 5급 행정사무관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 국민생활국 국고국 등 법률적 지식이 필요한 업무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채용을 마친 공정거래위원회의 사법연수원생 특채에도 3명 모집에 43명이 몰려 14.3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1명 모집에 4명이 지원했던 재작년, 3명 모집에 17명이 지원했던 작년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

재경부 인사 당국자는 “사시 합격자들의 ‘취업문’이 좁아져 경쟁률이 높아진 것 같다”면서 “정부의 핵심 경제부처에서 업무를 배우면 장기적으로 개인 경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 연수원생이 의외로 많았다”며 즐거워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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